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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주위를 앉아 번 게 않았을 몫까지"사람은 맥주를 만들었고, 신은 와인을 만들었다"는 내용의 조지아 와인 샵 벽화사진=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바투미(조지아)=이환주 기자】 "와인이 바로 그 정답이다. 하지만 질문이 기억나진 않는다."

동유럽과 서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조지아 거리를 걷다 한 와인샵에서 마주친 문구다. 와인으로 가장 유명한 나라는 '프랑스'지만 와인의 최초 발상지는 '조지아'다. 스탈린의 고향인 조지아 중부 한적한 마을에서 만난 한국을 사랑한다는 중학생 소녀 마리나는 "8살 때부터 와인을 마셨다"고 말했다.
조지아에서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삶 그 자체다. 그리스 정교회의 한 성당 종합주택청약 지하에서 만난 달콤한 레드 와인은 마치 디저트 와인 같았다. 조지아에는 달콤한 포도 품종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집을 개조한 한적한 시골 마을의 호텔 로비에는 손님들이 언제든 마실 수 있게 디켄터에 와인을 항상 채워놨다. 와인에서 소똥 비슷한 냄새가 났는데 한국의 김장독 형태로 와인을 발효시키는 조지아 전통 제조 방식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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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발상지인 조지아 곳곳에는 와인 관련 그라피티와 다양한 문구를 만나볼 수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11박 동안 조지아의 6~7개 도시를 다니면서 조지아인의 삶에 스며든 와인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은 맥주를 최신스마트폰 만들었고, 신은 와인을 만들었다", "인생은 나쁜 와인을 마시기에는 너무 짧다" 등 마음을 움직이는 수많은 와인 관련 명언과도 마주쳤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는 "Why not?(왜 안돼?)"을 변형한 "Wine not?(왜 와인 안 마셔?)"이었다.

조지아 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3가지를 꼽으라면 △와 학생관리 이너리 투어 △조타 트레킹 △24시간 결혼이 가능한 사랑의 도시 시그나기 방문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조지아 어느 곳을 가든 작은 와이너리 투어와 테이스팅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별다른 사전조사 없이 우연에 몸을 맡기고 일정 중에 구글맵에서 한 곳을 정해 와이너리 투어를 진행했다. 한국의 부산과 비슷한 바투미 인근 아자라의 에르게 마을에 위치한 유기농 대출이자율계산기 와이너리 '치하밸리(Chkhavalley Winery)'였다.



조지아 한 식당에서 다양한 언어로 '와인'이란 글자가 적혀 있다.



■작은 와이너리에서 추억 한가득

서부 조지아의 언덕에 자리잡은 치하밸리 와이너리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2010년부터 직접 재배한 포도로 와인 생산을 시작했다. 화학 비료와 첨가물, 산업용 효모 없이 손으로 수확한 포도와 전통적인 조지아 방식으로 천연 유기농 와인을 생산한다.
솔리카우리(화이트), 치카베리(화이트 로제), 키시(앰버), 사페라비(레드) 등 총 4가지 와인과 포도로 만든 증류주인 차차, 브랜디, 보드카 등 총 7종을 맛볼 수 있다.



조지아 '치하밸리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다비트 비비네이슈빌리씨가 유기농으로 생산한 와인과 증류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다비트 비비네이슈빌리씨는 "솔리카우리, 치카베리와 같은 희귀한 지역 포도 품종을 직접 재배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며 "조지아 최대 와인 산지인 카헤티 지역에서 공급되는 키시와 사페라비 포도를 사용해 유기농 와인을 만든다"고 말했다.

조지아 전통 간식인 추르츠헬라, 치즈, 설탕에 절인 호두장아찌, 빵 등이 테이스팅 안주로 제공됐다. 시음을 한 와인은 현장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산뜻하고 프레시해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솔리카우리 화이트 와인 한병, 와인을 생산하고 남은 포도로 만드는 조지아 전통 증류주 차차 1병을 샀다. 와인과 차차 모두 소량 생산 제품이라 라벨없이 흰색 마커로 병 외부에 직접 손글씨로 제품명이 적혔다. 소규모 가내 수공업 생산이라 전 세계에 단 1000병도 안 되는 한정판 와인을 맛본 셈이었다.
■기후와 토양이 빚어낸 축복 받은 와인의 나라
라시아 대륙 남쪽,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자리한 조그만 나라 조지아. 조지아의 기후는 와인용 포도 재배에 이상적이다. 흑해의 영향을 받은 서부 해안 지역부터, 동부 카헤티 계곡의 건조한 고원지대까지 기후와 토양이 다양하다. 조지아의 온화하고 습윤한 기후, 흑해의 바람이 포도 재배에 최적 조건을 제공한다고 알려졌다.
축복 받은 자연 조건 속에서 조지아는 500종 이상의 자생 포도 품종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화이트 품종으로는 르카치텔리가, 레드 품종으로는 사페라비가 있다. 사페라비는 진한 루비색의 적포도로, 탄닌이 강하고 블랙베리 향이 짙다. 장기 숙성형 와인으로 '조지아의 까베르네'라 불린다. 르카치텔리는 상큼한 산미와 사과·벌꿀 향이 조화를 이루며 수천년 이상 조지아 화이트 와인을 대표하고 있다. 이 밖에 서부 이메레티 지역에는 화이트 품종인 솔리카우리, 치츠카 같은 품종이 자란다.
■스탈린이 사랑한 와인
조지아 고리에서 태어난 정치지도자 스탈린은 조지아 와인 중에서 유독 킨즈 마라울리 와인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 와인 상점에 들어가면 많은 상인들이 "스탈린이 사랑한 와인" 혹은 "스탈린이 사랑한 포도 품종"이라며 와인을 권한다. 상인의 권유로 약 3만원에 1병을 구입했는데 얼마 뒤 현지 마트에 가니 같은 와인이 1만8000원 정도에 판매 중이었다. 킨즈 마라울리 와인은 사페라비 품종으로 만드는데 포도 속 당분이 완전히 발효되기 전에 와인을 생산해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8000년 역사 크베브리 와인, 증류주 차차
조지아의 전통 와인 양조법으로 만든 크베브리 와인은 20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크베브리는 점토로 만든 큰 항아리를 땅속에 묻고 포도즙, 껍질, 씨까지 함께 발효·숙성시키는 방식이다. 8000년의 역사를 지닌 와인 제조 방식으로 현재도 일부 조지아 지역에서는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조지아는 '와인제조의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불리며 크베브리 방식으로 만든 와인은 프랑스 와인과는 다른 특유의 중독성 있는 풍미가 특징이다.
조지아에서는 와인만이 아니라 포도 찌꺼기나 잔여물로 만든 증류주인 차차가 와인 문화와 함께 자리한다. 조지아의 일부 식당에서는 웰컴 드링크로 소주잔 사이즈의 차차를 공짜로 주기도 한다. 차차는 포도 껍질, 씨, 줄기 등을 사용해 만든 강한 증류주로 한국의 소주와 비슷한 대중적인 술이다.
■한국에서 만나는 조지아 와인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조지아 와인도 최근 서서히 늘고 있다. 트빌비노의 '큐브리스 키시'는 조지아 카헤티 지역 샤샤니아니 포도밭의 키시 품종으로 만든 크베브리 와인이다. 포도껍질과 함께 4개월간 발효·침용된 풀바디 화이트 와인이다. 모과, 복숭아, 살구 향과 부드러운 탄닌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잡힌 맛이 특징이다. 조지안 밸리의 '트빌리시 르카츠리텔리'는 화이트 드라이 와인으로 2만원대에 만나 볼 수 있다.
hy는 2023년부터 조지아 와인 브랜드 '텔리아니 밸리'를 단독 수입하고 있다. 총 10종의 텔리아니 밸리 와인을 취급하고 있는데 대표 제품은 '글레쿠리 키시'다. 조지아 토착 포도품종인 키시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호박색을 띠며 상큼한 오렌지와 고소한 견과류의 내음이 매력적이다. 매운 음식이나 연어,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hwle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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