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새로운 온라인 커뮤니티의 매력과 활용법

가수 유빈. 르엔터테인먼트 제공


"엄마의 병을 이해 못 하는 어린 딸과 가족들이 따뜻한 사회를 경험하며 사랑과 감사를 나누어 갈 수 있도록, 유방암 뇌전이 치료제인 투키사 급여화를 간곡히 청원합니다."
지난달 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유방암 뇌전이 치료제 투키사(투카티닙)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및 신속한 처리 요청에 관한 청원' 글 일부다.
글쓴이는 유방암 환자의 남편이다. 그는 "아내의 유방암이 뇌로 전이됐고, 투키사로 치료하자 '관해 수준(암이 없어지는 수준)'으로 사라졌다"며 "그러나 두 달 3,000만 원에 달하는 약값은 아내의 생명을 붙잡아야 하는 절박함에도 평범한 직장인이 감당하기 지앤에스티 주식
어려운 비용"이라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아내가 건강보험 급여 약인 엔허투가 아닌 투키사를 사용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선 "엔허투에 내성이 생겨 투키사로 바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쓴이 가족은 투키사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항암제까지 감안하면 연간 2억 원을 감당해야 한다.
해당 내용이 그룹 원더걸스 유빈의 친척 사연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최신릴게임
관심을 모으며, 15일 기준 5만4,067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대상이 됐다.



그룹 원더걸스 출신 유빈이 지난 1일(왼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유빈은 사촌오빠의 아내가 2020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사실을 알리키워드림
고,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청원에 동의를 부탁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안타깝게도 투키사의 급여화는 국회가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제조사가 건강보험 급여 등재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라 급여화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키사의 제조사인 경남스틸 주식
화이자가 아예 건강보험 급여화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아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심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신약 등재 과정. 그래픽=신동준 기자


신약 급여화는 △제약사 시판허가 신청△식품의약품 안전처 안전성광주신세계 주식
유효성 심사·허가 △제약사 건강보험 급여 등재 신청 △심평원 급여 적정성 평가(경제성 평가)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약값 협상 △보건복지부 심의, 등재 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조사인 화이자는 이 가운데 식약처 허가 단계만 거쳤을 뿐 건강보험 등재 신청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화이자가 국내 환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등재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 업계에선 높은 약값을 받고 싶어 하는 제약사 입장에선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제약사는 신약을 고가에 팔고 싶어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을 우려한 정부는 제약사가 원하는 가격보다 낮게 협상하려고 하고, 결국 제약사들은 한국을 후순위 시장으로 두게 된다는 것이다.
이종혁 중앙대 약대 교수는 "정확한 사정은 알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글로벌 제약사는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이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등재신청 자체를 안 한다"면서 "한국에서 낮은 가격에 등재되면 다른 나라 약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을 후순위로 두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급여화된 유방암 단백질 표적 치료제 엔허투도 건강보험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일부 유방암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있다. 당초 심평원은 HER2 양성 유방암과 위암 치료 외에도 HER2 저발현 유방암과 HER2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포함한 엔허투 급여화 적용을 심의했지만, HER2 양성인 환자와 위암 환자에 대한 급여 등재만 결정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글로벌 신약 발전 효과가 국내 환자들에게는 더디 돌아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최승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회장은 "필요한 약이 급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투키사뿐 아니라, 한 달 약값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 조기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 등의 급여화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화이자 관계자는 "현재로선 공급 가능한 타임라인 및 구체적 출시 계획을 검토 중에 있다는 정도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