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이 대출 규제와 규제지역 확대 등 수요 억제에 방점을 찍으면서, 여권 안팎에선 “다음 수순은 보유세 강화를 통한 세제 개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 지도부는 세제 방향이나 시점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인하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17일 정부 부동CT&T
산 대책에 대해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 “갭투자 투기를 억제하려는 취지”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 실수요자들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심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신속한 공급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장 혼란 해소ELW투자자교육
, 청년과 서민 등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선 양질의 주택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는 실효적인 공급 대책이 함께 가야 한다”면서 민간 공급과 서울 공공부지, 노후 공공청사,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신속한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강력한 공급 대책이 반드시, 신속하게 구체적으로 병행돼야 한다”면서 “착공과 분양 일정까OCI 주식
지 포함하는 세부 대책”을 정부에 주문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역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추가 공급 방안에 대해 “‘어느 지역에 얼마 물량이 공급된다’라는 핀셋 공급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디테일하게 마련해야 해서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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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9일 당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반면 당내 일각에선 공급대책과 함께 보유세 강화 및 거래세 인하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개뽀빠이 릴게임
적으로 제기됐다.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성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거래세인) 취득세·등록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올리는 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 “(세제 개편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무적인 판단도 고려해야 하지만 이미 발표한 부동산 공급과 수요 억제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세제 개편을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실효세율을 조정해 자산 불평등 완화와 확실한 집값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 의원 발언은 민주당 내부 보고서와도 맥을 같이 한다. 민주당이 2년 전 발간한 ‘재집권 전략 보고서’는 “저금리로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쏠렸는데, 보유세 강화 등 수익률 조정 장치를 초기에 도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를 근거로 ‘이번 정부는 임기 초반에 세제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구체적인 세제 개편 방안으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을 통한 간접적인 세 부담 강화 ▲주택 수 기준이 아닌 자산가액 비례 과세체계 전환 등이 거론된다. 이는 투기 목적이 아닌 실수요자 중심으로 세 부담을 합리화하면서, 고가 주택 보유자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진 의원은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어도 강남 고가 아파트 한 채 값도 못 한 사람들은 중과되고 있어 불만이 나온다”면서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전체 가격을 합산해서 그 총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누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세제 논의에 대해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보유세 등 세제 개편을 논의하나’라는 질의에 “추가 공급과 세제 합리화도 함께 고려 중”이라면서도 “세제 합리화와 추가 공급대책에 대해선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릴 수 없고 그럴 단계도 아니다”라고 했다. 문 수석부대표도 “보유세 인상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계속 있었지만 언제 할지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정부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과세형평 등을 전반적으로 다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당정이 부동산 세제 개편을 주저하는 배경에는 정무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세제 강화 카드를 꺼내면 부동산 민심 이탈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내에선 ‘문재인 정부 학습효과’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급등기에 집값을 잡기 위해 27차례 대책을 쏟아내며 보유세·양도세·취득세를 잇달아 인상했지만, 결과적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자극해 강남 등 핵심 지역 집값과 전월세가 폭등했다. 결국 이런 조세 정책이 정권 교체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여권 관계자는 “문 정부 당시의 정책 실패가 정권 교체의 단초가 됐다는 점을 다들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번엔 시장과 조세 정의를 동시에 잡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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